[책마을] 덩샤오핑을 알면 중국의 내일이 보인다

입력 2016-09-29 19:08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1·2·3

조영남 지음 / 민음사 / 1권 560쪽·2만5000원
2권 368쪽·2만2000원 / 3권 440쪽·2만3000원



[ 양병훈 기자 ]
“덩샤오핑(사진) 시대의 개혁·개방은 단순히 지나가버린 과거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의 중국’을 있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고, ‘미래의 중국’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현재 진행형 사건이다. 개혁·개방을 확정해 중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것도, 이를 이끌어갈 정치 리더십을 구축해 다음 세대에 물려준 것도, 국내외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중단 없이 개혁·개방을 추진한 것도 모두 덩샤오핑 체제였다.”

중국 연구 권위자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최근 펴낸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시리즈(전 3권)에서 중국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시대를 세세하게 들여다본 이유다. 한마디로 현재의 중국을 이해하고 미래의 중국을 전망하려면 덩샤오핑 시대의 개혁·개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옛 소련과 다수의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는 저마다 개혁과 개방을 추진했으나 실패해 정권 붕괴를 겪었지만 중국은 달랐다. 중국은 근·현대 사상 유례없는 성공으로 공산당 일당제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했다. 조 교수는 ‘중국의 개혁 개방이 성공한 비결은 뭘까’라는 의문을 갖고 지난 10년간 해온 연구를 집대성해 책에 담았다.

1권 ‘개혁과 개방’(1976~1982)은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문화대혁명이 막을 내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당시 중국 정치 지도자들은 경제 발전이 가장 시급하다는 점에 동의했지만 어떻게 그것을 달성할지는 각자 생각이 달랐다. 덩샤오핑은 공산당 일당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개혁·개방을 추진하자는 이른바 ‘하나의 중심과 두 개의 기본점’ 노선을 내세운다. 중앙집권적 체제를 유지하려 한 이유는 소수민족 등을 통제해 모두가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에 협력하도록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노선은 혁명 원로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에 힘입어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한 덩샤오핑은 1978년 공산당 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정치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다.

2권 ‘파벌과 투쟁’(1983~1987)은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며 맞닥뜨린 정치 엘리트의 반대를 어떻게 극복해가는지를 그렸다. 이 시기 중국 정치 엘리트는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보수파, 마르크스주의의 발전과 사회주의 체제의 개혁을 원하는 개혁파로 나뉘었다. 보수파는 천윈(陳雲)이 이끌었고, 개혁파는 덩샤오핑이 중심이었다. 이 시기 중국의 파벌 투쟁은 마오쩌둥 시대와 달리 ‘패배자의 숙청’을 퓜鎌舊測?않았다. 덩샤오핑은 천윈을 정적으로 여겨 몰아내기보다 정치 원로들을 설득하고 글을 발표하는 등의 방법으로 반대를 극복해나갔다. 1987년 열린 공산당 13차 당대회에서 덩샤오핑은 정치 개혁과 지도부의 세대 교체 두 가지를 모두 이뤘다.

3권 ‘톈안먼 사건’(1988~1992)은 중국 근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덩샤오핑은 공산당이 이끄는 중앙집권적 경제 발전 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1989년 당시 톈안먼 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총칼로 무자비하게 진압한다. 그 결과 덩샤오핑의 노선은 그대로 유지됐고 중국은 이후에도 높은 경제 성장을 구가했다. 그렇다고 조 교수가 톈안먼 무력 진압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무력 진압을 두고 “개혁기에 공산당이 범한 최대의 정치적 오류이자 덩샤오핑이 범한 최대의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한다. 조 교수는 이 부분을 쓰면서 “독재 권력에 대한 분노와 함께 심한 마음의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는 술회도 적었다.

조 교수가 중국에 관해 그동안 쓴 책들은 중국 출판사에 판권이 수출돼도 검열에 걸려 출간하지 못했다. 중국 공산당에서 노출하고 싶지 않은 적나라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다. 중국 현지에 가서 공부하는 것보다 중국을 더 제대로 알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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